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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추모를 스티로폼 화분에다가 옮겨 심은지 2주 정도가 지났습니다. 상추만큼 폭발적으로 성장하지는 않았지만 지지대 만큼 고추가 성장했습니다. 사실 고추 농사는 난이도가 엄청 쉬운 편은 아닙니다. 어린 아이를 돌보듯이 정성을 쏟아야 하는 작물인데요. 어린 고추모가 성장하면서 처음으로 해줘야 하는 손질은 '방아다리제거'와 '곁순제거' 작업입니다.
고추 방아다리
고추의 방아다리는 옛날 소의 힘으로 돌렸던 연자방아의 모양과 닮았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입니다. 땅에서 곧게 올라가던 고추의 줄기에서 3~4개의 줄기로 갈라지는 Y자 형태의 부분을 방아다리라고 합니다. 고추의 성장과정을 잘 관찰하면 아시겠지만 고추는 열매가 이렇게 줄기가 갈라지는 부분에서 생깁니다.
문제는 고추가 방아다리 위쪽으로 줄기를 뻗어나가는 시기와 첫 번째 꽃이 피는 시기가 겹친다는데에 있습니다. 고추가 잘 자라서 많은 꽃을 피우고, 많은 열매를 맺기 위해서는 줄기가 튼튼하게 잘 자라야하는데요. 방아다리에 생긴 꽃과 열매는 줄기가 튼튼하게 자라기 위해서 필요한 양분을 가로챕니다.
따라서 수확량을 늘리고, 장마철 병충해에 강하게 고추를 키우려면 방아다리에 생기는 첫 번째 꽃을 제거해주셔야합니다.
간혹 처음 심은 고추가 어렵게 꽃을 피웠는데 제거하기 아깝다는 분들도 계신데요. 어짜피 고추가 방아다리 위쪽으로 줄기를 뻗기 시작하면 바로바로 꽃을 피울꺼라서 그냥 제거해주시는게 고추의 건강한 성장을 위해서도 좋다고 합니다. 예쁜 꽃이지만 냉정하게 잘라주세요.
고추 곁순 제거
비슷한 원리로 방아다리 아랫쪽에 있는 곁순들도 제거해주셔야합니다. 날씨가 더워지면서 고추 모의 본잎과 줄기 사이에서 자꾸 곁순들이 자라나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방아다리 아랫쪽에 있는 곁순들도 역시 고추의 성장에 필요한 양분을 가로채기 때문에 잘라주는게 좋습니다. 게다가 아랫쪽에 곁순이 생기고 곁순이 커지면 고추가 딛고 있는 땅에 통풍이 잘 안되게 됩니다. 고추는 통풍이 굉장히 중요한데요. 통풍이 잘 안되면 병충해를 입기 쉬워지고, 화분에 곰팡이가 피기도 합니다. 따라서 방아다리 아랫쪽의 곁순은 꼼꼼하게 제거해주시면 됩니다.
때에 따라서는 방아다리 아랫쪽의 본잎까지 제거하시는 분들이 있는데요. 저는 고추에 물을 줄 때, 물이 튀는 부분까지만 본잎을 제거해주고 나머지는 그대로 뒀습니다. 방아다리 위쪽의 가지가 튼튼해지고, 잎이 풍성해질 때까지는 아래쪽에 있는 본잎도 광합성에 도움이 될까 싶어서 입니다.
올 해 5월은 이상하게 비도 많이 오고, 기온도 낮은 것 같은데요. 열대 식물이 고추가 제대로 생장할 수 있도록 좀 더 관심과 노력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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