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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란다 텃밭을 가꾸기 위해 어떤 작물을 심을지 고민하다가 가장 쉬운 작물로 손꼽히는 상추를 심기로 했습니다. 화분에다가 씨를 뿌려두고 적당히 물만 잘 줘도 무럭무럭 자란다는 말을 듣고 씨앗을 구입했습니다.
2021. 4. 1 - 발아준비
상추씨를 구입해서 바로 화분에 심어도 됩니다. 대충 상토위에 뿌려놔도 잘 자라는 상추이지만 발아율이 얼마나 될지 잘 모르고, 잘 자라는 녀석들을 골라서 재식거리 지켜가며 심어 주기 위해 발아를 시키기로 했습니다.
따로 발아기는 없습니다. 그냥 안주로 먹고 남은 '바사칸 꾸이' 통을 이용하기로 했습니다.
플라스틱 통에다가 키친타월을 깔아두고 상추 씨앗을 흩뿌려놓습니다. 그리고 물을 충분히 뿌려 키친타월이 젖을 수 있도록 해준다음 키친타월을 한번 더 덮습니다. 그리고 뚜껑을 덮고, 수건으로 감싸서 보관해뒀습니다. 빛을 차단하고 과도한 수분 증발을 막으며, 보온을 해주기 위함이었습니다.
2021. 4. 3 - 모판에 옮겨 심기
상추 씨앗은 발아가 빨리 되는 편입니다.
이틀 정도 지나니까 콩나물 줄기처럼 상추 씨앗에서 싹이 나기 시작했습니다. 생각보다 빨리 자라길래 서둘러 상추모를 만들기 위해 준비를 시작했습니다.
따로 모판은 준비하지 않고 냉장고에서 발견된 계란 케이스를 이용하기로 했습니다. 상추모를 만들기에 적당한 사이즈라서 선택을 했는데 그냥 다이소 같은데서 모판을 하나 사서 쓰는게 좋습니다. 나중에 상추모가 잘 안빠지는데 계란판이 뻑뻑해서 상추 뿌리가 상할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아무튼 계란판을 반으로 잘라서 계란을 담던 부분에다가 상토를 담아 모판을 만들도록 합니다.
화분은 물론 모판으로 사용할 계란판도 배수가 중요합니다. 물을 좋아하는 상추지만 과습 상태에서는 생장이 원활하지 않기 때문에 물이 잘 빠지도록 해야합니다.
계란판의 바닥 부분에 송곳으로 배수 구먹을 뚫어줍니다. 계란판의 안쪽에서 바깥쪽으로 송곳을 뚫어야 뚫린 부분이 바깥쪽으로 향해 배수가 잘 됩니다. 모판을 준비했으면 상토를 적당히 깔아줍니다.
그리고 핀셋으로 잘 자란 상추나물(?) 들을 골라냅니다.
24구가 준비되어 있는데요. 상토를 적당히 담아줍니다.
그리고 혹시 또 몰라서 상추를 한 구당 2개씩 얹어놨습니다. 나중에 잘 안 자란 녀석들을 솎아주려고 2:1 경쟁을 시킨건데요. 거의 대부분 잘 자랍니다. 솎아 주는게 아까울 정도로 폭풍 성장하더군요.
모판에 심어주고 물을 흠뻑 줍니다. 상추는 배수 정도나 습도, 온도에 따라 다르지만 대충 3~4일마다 한번씩 물을 주면 됩니다. 그리고 햇볕이 잘 드는 곳에 위치시켜주기만하면 하루가 다르게 쑥쑥 자라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2021. 4. 5
식목일입니다. 비록 나무를 심지는 않았지만 모판에 심어놓은 상추가 쑥쑥 자라는 것을 보며 지구상에 녹색 면적을 몇 cm라도 넓혀놨다는 뿌듯함을 느낍니다.
싹이 바로서고 자리를 잡아갑니다.
똑바로 서서 햇볕을 향해 떡잎을 뻣어나가고 있습니다. 귀여운 녀석들이 쑥쑥 자라는게 뿌듯합니다.
2021. 4. 6
상추들이 하루가 다르게 성장합니다.
가녀리게 접혀있었던 떡잎이 제법 많이 커졌습니다. 중간에 잘 못 자라는 한 두녀석을 제외하면 두세개씩 심어놓은 상추 후보생들이 서로 경쟁하면서 쑥쑥 자라고 있습니다.
2021.4. 8
4월은 봄이긴 하지만 아침저녁으로 찬바람이 강합니다. 상추들이 혹시나 얼어죽을까 저녁에는 베란다를 닫고 따뜻한 방으로 자리를 옮겨가며 온도 관리를 해줬습니다.
그래서 그런지 건강하게 싹들이 자랐습니다. 물을 듬뿍 주고, 4박 5일동안 여행을 다녀왔습니다. (시골 친척집으로...)
2021. 4. 11
여행을 다녀오니 또 쑥쑥 자라있었습니다. 유아기의 상추가 어린이가 되어 있었습니다. 모판의 위치에 따라서 약간 생장 속도가 다르긴 했지만 그래도 추가로 말라죽거나 낙오한 녀석들이 없었습니다.
미나리가 어디서든 물만 있으면 잘 자란다고 하는데, 상추도 그런가봅니다.
2021. 4. 16
떡잎 다음으로 나오는 상추잎들이 제법 상추 같이 생겼습니다. 초딩 정도되는 것 같은데요. 대충 잎맥들이 상추처럼 생기긴 했습니다만 아직 쌈을 싸먹기에는 역부족이죠.
이제 모판에서 화분으로 옮겨 심기로 합니다. 시중에서 파는 상추모처럼 빽빽하게 만들고 싶었지만...
웃자라버렸습니다. 뿌리에서 가늘고 길게 줄기가 나와서 잎을 지탱하지 못하고 쓰러집니다. 이런 애들은 흙으로 웃자란 줄기를 감싸주는 북주기를 해줘야합니다. 모판에서 북주기를 하기엔 약간 무리가 있고, 솎아주려 생각했던 2:1 경쟁 체제였기 때문에 이제 화분으로 옮겨 심기로 했습니다.
상태가 안좋거나 지나치게 가늘게 자란 녀석들을 솎아줬습니다. 솎아낸 녀석들은 깨끗히 씻어서 샐러드처럼 먹어버렸습니다. 여린 잎들이 야들야들하니 맛있게 먹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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